Ian Fried, Jim Hu (Staff Writer, CNET News.com)
2003/05/30
MS는 AOL 타임워너와 소프트웨어 배포 및 디지털 미디어 분야에서 상호 협력한다는 포괄적인 내용의 협의를 체결하고 이 같은 계약조건의 일부로 AOL 타임워너에 7억 5000만달러를 지급키로 했다.
29일 발표된 이번 계약에 따라 AOL 타임워너의 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션 사업부가 2002년 1월 MS를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은 종지부를 찍게됐으며 AOL은 MS 인터넷 익스플로러(IE) 브라우저에 대해 7년간 무료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AOL 타임워너 CEO 리처드 파슨스는 기자들과의 전화회견에서 “두 회사 모두를 위한 현명한 판단을 내릴 좋은 기회가 왔던 것”이라고 말했으며 MS 회장 빌 게이츠는 “이제 모든 것은 과거가 됐다. 두 회사는 브라우저 분야에서 그동안의 기술적 협력관계를 더욱 확대할 것이며 디지털 컨텐트를 배포하는 새로운 방법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MS가 AOL에 7억 5000만달러를 지급하고 AOL이 IE를 계속해서 사용한다는 점 외에 이번 협의의 핵심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AOL은 MS의 미디어 9 소프트웨어에 대해 장기간의 비독점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윈도우 미디어 9 소프트웨어는 디지털 미디어를 재생하거나 전송할 수 있으며 저작권 관리도 할 수 있다. AOL이 세계적으로 32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음을 고려해 볼 때 MS는 상당한 규모의 시장으로 진입하는 문이 열린 셈이다.
두 회사는 디지털 컨텐트의 저작권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디지털 미디어의 도입을 확산시킬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연구할 예정이다. 그동안 독자적인 윈도우 미디어 포맷을 통해 디지털 미디어 파일을 암호화하고 보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MS 입장에서 이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타임워너와의 계약으로 MS는 다른 컨텐트 및 하드웨어 업체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AOL은 주력 분야인 온라인 서비스에서 향후 7년에 걸쳐 라이선스 요금 없이 IE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MS는 앞으로 나올 윈도우 버전에 대해 베타 테스트를 제공하게 되며 차세대 윈도우인 롱혼 테스트에도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같은 조건으로 AOL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두 회사는 AOL과 MSN 메신저의 상호호환을 추진키로 했다. 사실 이는 MS가 지난 수년 동안 요청해온 사안이지만 AOL은 자사의 수백만 회원들이 경쟁사 메신저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 이번 계약 전까지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었다.
MS는 AOL 지원을 강화하고 그 일환으로 AOL 엔지니어들이 워싱턴 레드몬드에 위치한 MS 본사 켐퍼스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MS는 전세계에 분포된 PC 제조업체들을 통해 AOL CD-ROM 배포를 지원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감소 추세인 AOL의 회원 수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MS는 AOL 소프트웨어 디스크를 전세계 시스템 빌더들에게 제공한다. (시스템 빌더 : 인증된 MS 유통사를 통해 윈도우 디스크를 구입·사용하는 소규모 PC 제조업체)
윈윈 협정의 모범답안을 보여주다
이번 합의안에 있어서 헤드라인을 장식할만한 2가지 내용은 7억 5000만달러의 지급액과 두 회사간의 반독점소송이 완전히 마무리됐다는 점이다. 즉 MS와 AOL은 각자 ‘남는 장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AOL 입장에서는 263억달러에 달하는 부채 일부를 갚을 수 있을 것이고, MS는 골치아픈 여러가지 소송 중 하나를 덜 수 있게 됐다.
앞서 MS는 독점력 남용 법정소송에서 9개 주정부와 미 법무부를 상대로 합의를 이끌어냈는데 이중 2개 주정부에서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지난주 부시 행정부는 이에 관해 MS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MS는 썬마이크로시스템과도 소송을 진행중이다. 지금은 없어진 운영체제 개발업체 비(Be)와 함께 MS를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썬은 이번 MS-AOL 합의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실리콘 밸리의 반독점 변호사 리치 그레이는 “MS는 반독점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실용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썬과는 어떻게 합의를 도출할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두 회사는 골이 깊은 감정적 문제를 갖고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리치 그레이는 지난 수년간 MS의 반독점 관련 소송을 면밀히 관찰해왔다.
주피터 리서처 애널리스트 마이클 가튼버그는 “이번 합의로 AOL 타임워너와 MS 양측 모두 이익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MS는 IE와 윈도우 미디어 보급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잡는 동시에 반독점 소송들 중 가장 큰 건을 해결했다. AOL과 넷스케이프의 ‘정당한 주장’은 엄청난 현금에 묻혀 사라져 버림 셈”이라고 말했다.
가튼버그는 이어 “AOL도 MS가 강력한 유통망을 통해 자사 소프트웨어를 보급해주게 됐으니 이익인 셈”이라며 “MS 미디어 기술을 채택한다 해도 별 손해볼 것 없다. 어차피 AOL은 미디어 기술과 관련한 자체 비즈니스는 수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계약은 미디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MS 경쟁사에게는 좋지않은 소식”이라며 “AOL에서 자사의 기술 아키텍처를 변경한다는 발표는 없었다. 결국 앞으로 AOL이 어떤 기술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이번 계약의 영향력이 판가름 될 것”이라고 말했다.
AOL이 IE를 라이선스 한 것은 시장에 거의 영향이 없을 것으로 가튼버그는 예측했다. 그는 “브라우저 시장에는 영향을 받을 경쟁사가 아예 없다. 오페라 정도가 고립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OL이 자사의 주력 서비스에 IE를 7년간 사용한다는 계약을 맺은 상황에서 넷스케이프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EO 파슨스는 넷스케이프에 대해 계속해서 AOL이 관리한다 외에는 별다른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AOL은 IE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넷스케이프에 대한 가치는 계속해서 평가 중”이라고 말했다.
파슨스는 “이번 계약에 따라 우리는 AOL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에서 IE의 라이선스를 확대했다”며 “이는 솔직히 말해서 IE의 기능과 성능이 대단히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 대표는 이번 합의의 시기에 대해서는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았다. 파슨스는 “빌 게이츠가 6∼8주 전쯤 전화해 합의안을 논의하자고 말했다”며 “이번 계약은 타이밍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계약은 스티브 케이스가 AOL 타임워너 회장직에서 물러난 몇 주 후에 발표된 것이다. 케이스는 지난 1월 회장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힌 바 있으며 현재는 이 회사 이사회에서 계속 활동중이다.
파슨스는 “MS와의 계약으로 리얼웍스를 비롯한 다른 업체들과의 거래가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MS와의 합의가 배타적인 계약이 아님을 강조하며 “AOL은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방법으로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업체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가 정확히 언제부터 호환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합의안 중 메신저 호환 항목은 기술적인 로드맵이라기 보다는 앞으로 대화를 하자는 정도에 가깝다. 빌 게이츠는 “인스턴트 메시징의 호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기 위한 전반적인 계획을 짰다”고만 말했다.
한편 이번 MS·AOL 계약은 당일 증시 마감 후 발표됐다. 장외 거래에서 MS 주가는 13센트 떨어진 24.27달러, AOL은 43센트 오른 15.29달러를 기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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